일제강점기(1910~1945)는 조선의 교육 체제가 일본 제국주의 이념에 따라 재편된 시기였다. 일본은 조선을 식민지화하는 과정에서 조선인의 역사 의식을 약화시키고, 일본에 충성하는 황국 신민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을 철저히 통제했다. 그 핵심 도구가 바로 교과서였다. 이 시기의 교과서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식민 통치를 정당화하고 조선인의 민족 정체성을 해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했다. 본 글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선 학생들이 사용한 교과서의 내용과 구조, 교육 방식,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념을 분석한다.
식민지 교육의 제도적 배경
1911년 제1차 조선교육령이 공포되면서 일본은 조선 내 교육을 본격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후 1922년 제2차 교육령, 1938년 제3차 교육령을 통해 조선인의 고등교육 기회를 축소하고, 일본어와 일본 역사 중심 교육을 강화하였다. 특히 1930년대 말부터는 황국신민화 정책에 따라 군국주의 이념 교육이 노골적으로 전개되었다.
일제 교과서의 구성과 특징
조선인 학생들은 일본에서 제작된 교과서를 번역·각색한 판본을 사용하거나, 조선총독부가 검열·승인한 교과서만을 사용할 수 있었다. 대표 과목 구성은 다음과 같다
- 국어(일본어): 일본어 문법, 독해 중심. 조선어는 점차 축소되어 1938년 이후 사실상 폐지.
- 역사: 일본 중심의 황국사관 서술. 조선사는 간략히 다루거나 왜곡하여 서술.
- 도덕: 충성, 효도, 복종 등 일본 군국주의 윤리 강요.
- 산수·지리: 일본 중심 세계관. 조선은 일본의 부속 국가로 설명.
교과서 내용의 왜곡 사례
- 『국사』 교과서에서 조선의 건국을 “일본의 영향으로 개화된 것”으로 서술
- 『지리』 교과서에서는 “조선은 천연자원이 풍부하여 일본의 산업에 크게 기여한다”는 식민 논리 전파
- 『수신서』(도덕 교과서)에서는 일본 천황에 대한 충성, 일본군 참여의 영광 등을 미화
학생들의 수업 환경과 반응
학교에서는 매일 수업 전 일장기 경례와 천황 폐하 만세 삼창이 이루어졌고, 일본어 사용이 강요되었다. 조선어를 사용하는 경우 체벌이나 불이익이 뒤따랐다. 그러나 일부 민족계 학교나 교사들은 비밀리에 조선어와 역사 교육을 지속하려 하였으며, 이러한 노력은 3·1운동, 학생운동, 항일 교육운동으로 이어졌다.
일제강점기 교과서 교육 내용 요약표
과목 | 교육 내용 | 특징 |
---|---|---|
국어 | 일본어 문법·독해 중심 | 조선어 사용 금지 및 축소 |
역사 | 일본 중심, 조선 역사 왜곡 | 황국사관 강화 |
도덕(수신) | 천황 숭배, 충성·효 강조 | 군국주의 교육 |
지리·산수 | 일본 중심 세계·경제 구조 | 조선 자원 수탈 정당화 |
맺음말
일제강점기의 교과서는 식민통치의 핵심 수단이었다. 교육은 민족 정체성을 말살하고 일본 제국에 충성하는 황국 신민을 양성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었으며, 이는 지식 교육이라기보다는 철저한 사상 통제였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조선의 교육자와 학생들은 민족 문화를 지키기 위한 저항을 이어갔고, 이러한 정신은 해방 이후 교육 자립의 밑거름이 되었다.